[독서] 홍콩배경 추리소설 : 찬호께이의 망내인(網內人)

[독서] 홍콩배경 추리소설 : 찬호께이의 망내인(網內人)



- 책이름 : 망내인, 네트워크에 사로잡힌 사람들

- 지은이 : 찬호께이(陳浩基)

- 옮긴이 : 강초아

- 펴낸곳 : 한스미디어

- 펴낸날 : 2017년 12월 26일 (초판 1쇄)

- 712쪽


어느 날 신랑이 알라딘 중고서점에 들러서 「망내인」이라는 두꺼운 소설을 사가지고 왔습니다. '찬호께이'라는 작가의 이름도 낯설고 표지도 정말 재미가 없어 보이는 책인데,  재미있게 보고 있는 신랑의 모습이 신기할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며칠이 걸려서 책을 다 읽은 신랑이 정말 재미있다며 저에게도 읽어보라고 권유를 하는 게 아니겠어요? 저는 처음엔 별 관심이 생기지 않아서 알겠다고 대답만 하고는 바로 책장에 꽂아두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밤에 잠깐만 넘겨봐야지 하고 책을 읽기 시작했다가 바로 빠져들고 말았습니다. 



'찬호께이'라는 작가는 홍콩에서 나고 자란 사람입니다. 타이완 추리작가협회 작품공모전에 참가한 것을 계기로 추리소설을 쓰기 시작했다고 하네요. 타이베이 국제도서전에서 대상을 받은 「13ㆍ67」이란 소설에서는 홍콩의 과거를 그렸는데, 홍콩의 현재를 그리고 싶어서 「망내인」을 썼다고 합니다. 「망내인」은 한 권에 닮기에는 긴 소설입니다. 다른 출판사에서 만들었다면 글자 크기를 살짝 키워서 2권으로 만들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이 책은 어우야이 어우야원 자매, 그리고 아녜라는 인물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책 속 설명에 의하면 중국에서는 이름자 앞에 '야, 샤오' 등을 붙여서 친근하게 부르곤 한다네요. 그래서 책 속 주인공도 어우야이를 '아이'로, 어우야원을 '샤오원'이라고 부릅니다. 



어느 날 동생인 샤오원이 자살을 합니다. 아버지는 어릴 적 사고로 돌아가시고 어머니도 얼마전 병으로 돌아가셨는데, 안 좋은 일들이 자꾸 일어납니다. 전철에서 샤오원이 성추행을 당하고, 한 달쯤 뒤에는 샤오원을 모함하는 글이 인터넷 게시판에 올라옵니다. 잘 이겨내는 듯 보였던 동생 샤오원은 갑자기 자살을 합니다. 


언니인 '아이'는 인터넷 게시판에 샤오원을 모함하는 글을 쓴 사람을 찾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탐정을 찾아갔는데, 탐정의 조사 결과는 예상과는 달랐습니다. 그리고 그 탐정의 소개로 다시 천재해커 '아녜'를 찾아갑니다. 처음엔 단순히 자살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진실을 파고들면 파고들수록 샤오원에게 악의를 갖고 그녀의 등을 떠민 누군가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리고 결국에는 동생과 관련된 진실을 전부 알게 됩니다. 


이 책은 두꺼운데도 불구하고 매끄럽게 잘 읽힙니다. 간혹 번역소설은 문장이 어색하게 번역되어 원문이 궁금해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 책은 그런 게 없이 술술 잘 넘어갑니다. 그리고 내용도 정말 재미있습니다. 저는 오늘 도서관에 가서 찬호께이 작가의 소설을 4권이나 빌려왔습니다. 얼른 다음 책을 읽고 리뷰를 남기고 싶네요. 추리소설을 좋아하신다면 이 책을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



※ 기억에 남는 책 속 구절들 ♬♬


그자가 목표로 삼은 건 당신 동생입니다 (69p)


안녕, 낯선사람. 당신이 이 글을 읽을 때면, 아마도 나는 이 세상에 없을 거에요 (386p)


나는 큰 그릇에 파 추가, 면은 적게, 국물은 따로 포장, 유차이는 기름 빼고 (698p)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