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입동(立冬) : 겨울을 알리는 절기 (입동고사, 김장, 치계미)

2020년 입동(立冬) : 겨울을 알리는 절기 (입동 고사, 김장, 치계미)



기후 변화는 한 해 농사의 수확량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그렇기에 우리 선조들은 한 해를 24절기로 나누고 각 절기에 맞춰서 씨를 뿌리고 모내기를 하는 등 한 해 농사를 이어갔습니다.


입동은 단어 뜻 그대로 겨울로 들어선다는 의미로 24절기 중 19번째 절기입니다. 서리가 내린다는 상강(霜降) 후 약 15일, 첫눈이 내린다는 소설(小雪) 전 약 15일에 드는 절기인데, 양력으로는 11월 7일~8일 무렵입니다. 2020년 입동은 11월 7일입니다.



이 무렵에는 동물들이 동면을 위해 땅에 굴을 파고, 나뭇잎이 떨어진다고 해요. 


입동 후 5일씩 묶어 초후(初候) 중후(中候) 말후(末候)로 구분하는 중국과는 달리 우리나라에서는 입동을 특별히 명절로 여기지는 않죠. 다만 날이 추워지기에 겨울을 날 준비를 하기 시작합니다.



1. 입동에 하는 일


① 입동 고사

입동 무렵에는 입동 고사를 지냈습니다. 입동 고사는 음력 10월 10일에서 10월 30일 사이에 지냈어요. 그 해 수확한 붉은 팥으로 시루떡을 쪄서 곡식을 보관하는 곳간과 마루, 소를 기르는 외양간에 고사를 지내는 거죠. 이후에 떡을 이웃집과도 나누어 먹으며 한해 동안 집안이 무사하였음을 감사드리고 이웃과의 정도 나누었다고 되었다고 해요. 


② 김장하기

김장은 그 기원을 알기는 어렵지만, 고려시대 이규보가 쓴 시에 '무를 장에 담그거나, 소금에 절인다'는 내용이 나옵니다. 지금과 같이 김치를 초겨울에 김장한 기록은 19세기 문헌에 본격적으로 등장합니다. 김장은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에도 등재된 귀한 풍습인데, 요즘은 김장을 하지 않는 가정도 많은 듯해요.

옛날에는 우물가와 냇가에서 부녀자들이 무와 배추를 씻는 풍경이 장관을 이루기도 했다고 하죠. 입동 전후로 5일 내외에 담근 김치가 맛이 좋고, 이 시기가 지나면 상큼한 맛이 줄어든다고 합니다.


③ 입동보기

입동 무렵 지방마다 점을 치는 풍습이 있었는데, 이를 입동보기라고 합니다. 

충청도에서는 입동 전에 보리의 잎이 가위처럼 두 개가 나면 보리농사가 풍년이라고 예견했다고 해요. 제주 지역에서는 입동 당일 날씨가 따뜻하지 않으면, 그해 겨울 칼바람이 불 거라 믿었다고 하죠. 그리고 경남 지역에서는 입동 때 날아오는 갈가마귀의 흰색 배가 보이면 이듬해 목화 농사가 잘될 거라 점쳤습니다. 



2. 입동에 먹은 음식


① 치계미 (稚鷄米)

치계미는 꿩ㆍ닭ㆍ쌀을 의미합니다. 원래는 사또 밥상에 올릴 반찬값으로 받는 뇌물의 의미하는 말이에요. 추운 겨울 기력이 떨어질 수 있는 일정 연령 이상의 어르신들을 마을 한곳에 모시어 사또 밥상 올리듯 치계미를 올리며 경로잔치를 했다고 합니다.


② 추어탕

돈이 없어 치계미를 준비하지 못한 사람들은 도랑에서 미꾸라지를 잡아 추어탕을 대접했어요. 입동 무렵 겨울잠을 자기 위해 미꾸라지가 도랑에 숨어 있는데, 이때의 미꾸라지는 살이 많이 올라있기에 영양도 좋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를 도랑탕 잔치라고도 불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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