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노르웨이 라면왕 미스터리 이야기 Be Happy

[독서] 노르웨이 라면왕 미스터리 이야기 Be Happy

 

제목 : 노르웨이 라면왕 미스터리 이야기 / 지은이 : 이철호 / 출판사 : 창작시대 / 발행일 : 2001년 9월 25일

 

십년쯤 전에 구입한 책을 다시 꺼내들었다. 책을 구입했을 당시 열심히 읽고 나름 감명을 받았었는데, 십년도 더 지난 지금 다시 읽어보아도 여전히 와닿는게 많은 책이었다. 인터넷을 보면 이 책에 대한 후기들이 많이 있다. 그만큼 읽은 사람들이 많다는 뜻이기도 할 것이다. 현재는 품절되어 구하기 쉽지는 않은 듯하다.

 

이 책의 저자인 이철호님은 다친 몸을 치료받기 위해 1954년 노르웨이로 건너갔다. 당시 나이는 17세에 불과했다. 처음엔 고생을 정말 많이 했다고 한다. 그러나 열심히 노력한 끝에 요리사가 되었고, 자신의 성을 딴 Mr. Lee라는 라면을 성공시켰다.

 

힘들었을 사건들 중 기억나는 것을 하나씩 적어본다.

 

미군부대에서 일하는 동안 모아둔 달러를 도둑맞았다.

전쟁 중에 몸을 심하게 다쳐 병원신세를 지게 되었다.

노르웨이로 가기 전날 저녁식사를 대접하려고 초대한 사람들에게 옷가지를 모두 도둑맞았다.

힘들게 노르웨이로 가서 치료를 받았지만 결국 다리를 절게 되었다.

재래식 화장실 청소부로 일하며 용변 양동이를 치우는 일을 했다.

돈이 없었기에 유통기한이 지난 빵을 싸게 사서 물에 불려먹었다. 물에 불려야 양이 많아지기 때문이었다.

빵죽 한 끼로 하루를 버티다 영양실조로 쓰려졌다.

 

1950년대에 동양인으로, 장애인으로 노르웨이라는 나라에서 살아남기 정말 어려웠을 텐데 잘 버티며 살아남았다. 단순히 살아남았다는 말로 표현하기에는 삶을 대하는 자세가 다른 것 같다.

 

 

자신 있게 말하건대 한 번도 비참하다거나 슬프다고 느껴 본 적이 없다. 그래서 일하러 다닐 때도 항상 즐겁게 웃고 다녔다. 왜냐하면 나는 궁극적으로 화장실 청소 일만 하려고 이 세상에 온 사람이 아니니까. 결국은 내가 원하는 일을 하게 되리라고 확신했다. 그저 지금은 그 길을 찾기 위한 인생의 고비라고 생각했다. 이 고갯길은 가파르고 힘이 들지만, 이 고개를 넘고 나면 내가 찾던 목적지가 보일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다.  (53p 중에서)

 

감자 하나를 깎더라도 정성을 다했고, 그 날의 메뉴를 확인해 그에 맞게 감자를 준비해두었다. 이후에도 많은 노력을 하였지만 감자에 대한 내용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호텔에는 2~3년째 감자 깎는 일만 하는 사람도 있었다. 하지만 작가는 메뉴에 맞는 감자를 준비해두기까지 하면서 6개월 만에 주방에 들어갈 수 있었다. 성실함과 메뉴를 제대로 볼 수 있는 능력을 바탕으로 한 차별화. 이러한 사실만 봐도 성공할 수밖에 없는 모습이었다.

 

이후 사업적인 실패를 겪기도 하였지만, 다시금 도전하였고 미스터리 라면을 성공시켰다. 책에는 이 외에도 연애, 결혼, 자녀들 등 개인적인 이야기들이 나온다.

 

독서기록을 남기면서 이철호님을 검색해보니 2018년 2월에 돌아가셨다고 한다. 책표지에 실린 환하게 웃는 사진을 보다보니 작년에 돌아가셨다는 사실이 더 마음을 무겁게 만든다.

 

서점에는 현재 품절인 상태여서 책을 구하려면 중고판매를 찾아봐야겠지만, 구할 수 있다면 이 책을 읽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작가는 열심히 살아야한다고 독자에게 강요하지 않는다. Be Happy! 라고 말한다. 즐거운 마음으로 내 삶을 진지하게 대하도록 도와준다.

 

그리고 올 초 서프라이즈에도 이 분의 이야기가 나왔던 것 같다.

한 가지만 짚고 넘어가자면 나무위키의 설명이나 블로그 등의 글에 잘못된 이야기가 나온다. 이 분이 전쟁 중 부모를 잃고 고아가 되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저자는 전쟁 중에 돈벌이를 해보겠다고 부모님께 말씀드리고는 구두 닦는 통을 메고 집을 나섰다. 전쟁 중에 고생고생하고 죽을 위기도 있었지만 미군 병사의 도움으로 겨우 살아났고, 전쟁 후 집으로 돌아가 부모님을 만났다. 노르웨이로 간 이후에도 부모님과 편지를 주고받았고, 결혼 후 아내와 함께 한국에 왔을 때에도 부모님은 살아계셨다. 중요하지 않은 부분이지만 잘못된 내용이어서 여기에나마 적어두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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