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고마네치를 위하여_조남주

[독서] 고마네치를 위하여_조남주

 

 

- 제목 : 고마네치를 위하여

- 지은이 : 조남주

- 펴낸곳 : (주)은행나무

- 발행일 : 2016년 4월 29일 (1판 1쇄)

 

요즘 프로그래밍 공부에 빠져있는 남편이 보고 싶은 책이 있다며 도서관에 가자고 했다. 퇴근길에 집에서 제법 떨어져있는 도서관에 들러서 남편은 프로그래밍 책을 넘겨보고, 나는 요리책 코너와 추천도서 코너를 기웃거렸다. 그러다가 '도서관 주간권장도서'라는 문구를 붙여놓은 책을 발견했다. 제2회 황산벌청년문학상 수상작이라니.. 우리나라에 이런 문학상도 있었나? 하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 주요 등장인물 -

나 : 고마니(이름). 어릴 적 체조선수를 꿈꿨지만, 지금은 백수인 36세 여성

엄마

아빠

 

 

엄마는 살만했던 집에서 태어났다고 한다. 어딘가 살짝 모자란 듯한 엄마를 위해 할아버지는 있는 돈 없는 돈 다 들여서 교육에 열을 올렸다. 하지만 엄마는 공사현장에서 잡부로 일하던 아버지를 만나 대학 첫 학기도 마치기 전에 임신을 하고 혼인신고만 올린 채 살아왔다.

 

이렇게 태어난 주인공 나(고마니)는 달동네인 S동에서 평생을 살았다. 어릴 적엔 체조선수가 되겠다는 열망에 가득찬 적도 있었다. 엄마가 보내준 체조학원인지 에어로빅 학원인지를 다니다가 선생님이 보여준 코마네치의 영상을 보면서 감동을 받았다. 아직 살아있는 사람이건만 그걸 몰랐던 나는 자신이 코마네치의 환생이라고까지 믿었다. "나는 고마네치로 다시 태어난 거야!"

 

현재 36세인 나는 십년 넘게 다녔던 직장에서 잘렸다. 아버지가 분식집을 하기는 하지만, 그다지 생활에 도움이 되지는 않았다.

 

그리고 소설 속에서 가장 중요한 사건은 S동의 재개발이다. 이를 둘러싼 사람들의 욕망과 갈등을 보여준다. 재개발이 또 어그러질 것 같다는 정보를 미리 얻게 된 아버지는 집을 팔기로 결정을 한다. 장사가 안 되는 분식집을 하는 아버지도, 회사에서 잘린 나도 이 동네에 남아야할 이유는 없었다. 가족은 버스를 한번만 갈아타면 서울로 올 수 있는 어느 곳으로 이사를 했다. 어머니가 그토록 노래를 부르던 아파트로.

 

어느 날 새벽, 나는 달빛이 쏟아지는 아파트 거실에 나와 섰다. 쿵쿵 하는 소리가 들려 뒤를 돌아보니 에어로빅 옷을 입은 열 살의 내가 폴짝폴짝 뛰고 있다.

 

모범적인 성장소설이나 성장소설의 뻔 한 한계를 내적 진실성으로 극복한 작품!

이 소설의 뒤 페이지에는 이런 심사평이 나와 있다. 성장소설의 뻔 한 한계가 무엇인지 잘은 모르겠지만. 진실성이라는 말은 와 닿았다. 쿵쿵 하는 소리가 들려 뒤를 돌아보니 에어로빅 옷을 입은 내가 폴짝폴짝 뛰고 있었다는 문장을 읽었을 때엔 뭔지 모를 전율 같은 게 느껴졌다. 그 장면이 눈에 그려졌다.

가볍게 읽기 시작했지만, 다 읽고 나니 알싸하면서도 마음이 따뜻해지는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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